by 선농문화포럼. posted Jan 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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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오페라가수가들려주는‘인생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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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선농문화포럼에서 와인강좌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변형완 저스트와인(Just Wine) 대표를 만났다. 마침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공연 시작을 앞두고 있는 금요일 저녁이어서 그런지 약속 장소인 세종 문화회관은 사람들로 한창 붐볐다. 하지만 많은 사람 속에서도 중년의 신사인 변형 완 대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동안(童顔)인데다 패션 감각도 남다른 멋쟁이였다. 남다른 패션 감각은 아마도 제일모직 해외사업부 임원출신이란배경이작용하지않았을까? 반갑게인사를나눈후바로궁금한질문을던졌다.

 

어떻게 와인 사업을 시작하셨는지요?"

 

변 대표의 와인과의 인연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갔다. "1980년대 뉴욕 지점 근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 동 네 와인가게에서 저렴한 와인 100여병을 이삿짐 에 넣어왔어요. 당시 우리나라에서 와인은 좀 생 소했는데 ‘와인은 왜 유난히 우아해보일까?’ ‘성경 책에 500회쯤등장한다는와인에대한이야기는왜 그리많을까?' 등등호기심이생겼습니다." "마침 주 5일 근무가 시작되던 때였어요. 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와인 아카데미'를 발견하고 주말반 에 바로 등록해 와인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지요."

 

이렇게 '호기심과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와인 과의 인연은 제2의 업(業)으로 이어졌다. 2004년 회사를 퇴직하고 '와인' 사업을 시작했다. "개업 초기 걱정이 많아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 했는데, 그냥시간을보내는게아까워매일한편씩 와인 칼럼을 써서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컬럼 내용이 몇 달 후 대기업 사보 담당자의 눈에 띄어 약 10개월간 연재하는 기회를 얻었죠."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처럼 변 대표의 와인 칼럼은 많은 사람에게 읽혀지면서 새로 오픈한 와인숍을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소믈리에 코스, 마스터 코스를 마치고 현재 외국협회 자격증을 포함해 4~5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와인 전문가다. 서울과 분당 등 수도권에서만 100회에 걸쳐 약 1000여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6주 코스의 와인 강좌를진행했을정도로와인지식을보급하는데도 앞장 서고 있다. 제2의 업으로 와인을 택한 변 대표의 경험은 인생 2막을 꿈꾸는 이들에게 귀감이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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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을 앞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이제는 해야 할 일을 하며 살 때가 아니라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때"라고 조언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 찾고 배우다 보면 인 생 후반기 삶을 보다 가치있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어요. 그동안 쌓은 경험과 인적 자원을 잘 활용 하면 젊은 세대보다 결코 불리할게 없어요." 연이어 “좋은 와인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으 로 이어졌다. “우선은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맞아 야 합니다. 와인도 상품이니까요. 그 다음은 모임 의 성격과 음식, 또는 대접하는 상대방의 격과 수 준을 고려해서 각각의 사정과 상황에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와인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와인 이 최고로 좋은 와인입니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변 대표의 호 기심은 와인으로 끝나지 않는다. 60살이 넘은 나이 에 그는 대학 평생교육원에 등록해 성악 공부를 시작했다. 4년째 개인 레슨까지 받으면서 성악 공부에 열중 하고 있고 분당 지역 성악 동호회에도 열심히 참여 하고 있다. 이 같은 열정 덕분에 변 대표는 2015년 제6회 전국 아마추어 성악 콩쿠르에서 푸치니의 '공주는 잠못 이루고 (Nessun Dorma)'를 불러 시니 어부 우수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와인과 음악이 변대표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광화문 네거리를 벗어나는데 오페라 투란도트 3막에서 타타르국의 왕자이자 티무르의 아들인 칼라프가 중국 공주 투란도트에게 사랑의 승리를 확신하며 부르는 아리아가 귓가에 멀리 울려 퍼졌다.

 

글 임혜진 선농문화포럼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