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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 물씬 느껴지는
클래식 영웅들

 

 

 

 

임준식
바리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클래식 음악의 대가들 이미지는 왠지 특별하고 위대하고 절대 우리 같은 평범한 모습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그래 주길 바라기 까지 한다. 영웅의 모습은 바라보는 사람들로 인해 더욱 과장되기도 한다. 과장된 역사적 인물들 중에 유독 음악가들이 심할정도로 영웅화 심지어는 신격화 까지 된 이유는 어쩌면 그만큼의 음악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19세기 말 독일의 민족주의에 의해 신격화, 영웅화 된 음악가들을 살펴보는 것은 조금은 거리감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이 어쩌면 오히려 우리와 더욱 친숙한 음악일 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기도 하다.

바흐는 음악의 기본 세포, 바탕화면, 모체 등 기본 골조를 이루는 클래식 음악의 조물주라 할 수 있다. 지구가 멸망해서 세상의 음악이 모두소멸돼도 바흐의 평균율(平均律)만 있다면 모든 음악은 재창조가 가능하다고 한다. 동년배 독일 작곡가 프레드릭 헨델이 유명세를 유럽에 떨치고 있을 때 바흐는 무명의 시골 오르간 연주자 였다. 바흐는 라이프찌히 성당에서 평생을 연주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신성에 인생을바친 종교음악의 대가이기 때문이 아니라 13명의 자녀를(공식적으로알려진) 양육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성당에 머물러 열심히 연주해야 했던 현실이 확인됐다. 돈을 더 주는 어떤 장소라도 있다면 당장이라도 이 성당을 떠나고 싶다고 적은 친필 사인이 있는 편지가 발견됐던 것이다. 반면 헨델은 영국에 스카우트된 몸값 비싼 슈퍼스타(손흥민이나 박지성 같은)였다. 대조적인 상황의 이 두 작곡가는 서로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북스테후데라는 오르가니스트의 연주를 듣고가르침을 받으러 바흐는 200마일이 넘는 거리를 걸어서 갈 정도로 그의 명성은 오르간 주자들에게는 대단했다. 그 장소에서 바흐의 재능을 알아본 북스테후데는 수제자로 맞이하겠다는 파격조건을 제시한다. 바흐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었지만, 쉽지 않은 조건이 있었다. 열 살 연상의 그의 딸과 결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민하던 바흐는 그날 밤 2층창문을 뛰어내려 밤에 몰래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그녀의 외모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후문이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정확히 3년 전 헨델이똑같은 제의를 받고 같은 창문으로 도망했다는 것이다. 훗날 바흐가 노년에 백내장을 앓아 당시 나름 유명했던 안과 의사 ‘죤 테일러’에게 수술을 받은 뒤 수술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게 된다. 결국 증상이 악화돼죽게 된다. 그런데 헨델의 사인 또한 같은 의사에게 받은 백내장 수술의 후유증으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평생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지만동년배 독일 작곡자 두 명의 인연 또한 기구하다.

멘델스죤에 의해 편곡된 마태수난곡이 연주되면서 바흐가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사후 200년 후 자신이 그리 유명해 질 거라 상상도 못했던 양육을 위해 열심히 일했던 평범한 음악가였던 바흐의 음악이 오히려 평범한 우리 마음을 더욱 어루만져 주는 것은 당연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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