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조회 수 52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 ‘조명숙 교감’

 

 

글 정하영

(한국철강신문 편집국장)

 

 

조명숙.jpg

 

 

일상이 참으로 팍팍한 세상이다. 일신(一身)을 위해 살다보니, 아니 욕심내다보니 모두 여유가 없다. 이타(利他)는커녕 주변을 돌아보고 챙겨볼 엄두를 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소금과 밀알 같은 사람들이 있다.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의 삶과 시간을 아낌없이 내주는 이들. 이들로 인해 세상은 그래도 살맛나는 것 아닐까? 이들을 대하게 되면 조금은 미안한 마음과 함께 잠시라도 우리를 착하게 만들어준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조명숙 교감을 만났다. 내 가슴이 저절로 따뜻해짐을 느끼게 된 것이 봄볕의 따뜻함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조명숙2.jpg

지금 우리 사회는 말 그대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기술문명이 우리를 앞서고 사회 구조도 참 복잡다단해졌으며 구성원들이 참으로 다양해졌다.

 

그 중에도 탈북 청소년들은 너무도 이질적인 환경과 문화로 인해, 그리고 그동안 겪은 모진 삶의 상흔으로 많이도 아프고 힘들다. 이들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이끌어주는 곳, 바로 서울 남산 자락의 여명학교다. 그 여명학교를 주도적으로 만들고 이끌어 가고 있는 우리 시대의 소금, 밀알과 같은

이가 바로 조명숙 교감선생님이다.

 

≫ 대안학교란? 그 중에도 여명학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대안학교는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학교입니다. 학생 개개인의 개성이 다 다른데 일반 공교육은 모두 동일한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해에 수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이를 거부하고 학교를 이탈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만들어진, 아이들 특성에 맞는, 학생 중심의 학교가 대안학교입니다.

 

여명학교도 이런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학교입니다.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교육 과정과 내용으로는 지도가 어렵습니다. 북한이탈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로서 그 학생들의 지나 온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며 그들의 수준에서부터 시작하여 가르치는 대안학교입니다.

 

2004년에 교단을 초월하여 뜻있는 교회들이 연합하여 설립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의 남한 사회정착을 돕고 통일을 준비하는 학교로 개교하였습니다.

 

≫ ‘탈북 청소년의 대모’라 불리고 계십니다. 여명학교를 시작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제가 빈민촌에서 태어나서 배고프고 없는 설움을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었죠. 대학교 3학년 때 우연히 외국인 노동자를 만나 그들이 어렵게 산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그들을 돕다가 신혼여행 겸 갔었던 중국에서 탈북자를 만나면서 외국인 노동자보다 더 힘들게 살

아가는 동포를 보고 그들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귀국해 북한이탈 청소년들을 돕기 위한 학교를 제안했고 여명학교에서 섬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여명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특징은?

 

교육철학이 중요한데요. 그 교육철학으로부터 프로그램과 방법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바로 회복인데요. 이 아이들은 한 번도 귀하게 대접받아 보거나 사랑한다는 말도 들어보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먹고 살기가 어려우면 그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거죠. 그런데 막상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겁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사랑으로 인간의 가치, 존엄성

조명숙3.jpg

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지요. 회복, 이해, 사랑의 철학으로 가르치고 워낙 상처가 많은 학생들이라 치유와 보호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 여명학교의 교육성과를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단 시간에 나타날 수는 없지만 여명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교육성과가 아닐까요?

 

현재 가르치는 학생 70여명 중 부모가 모두계신 경우가 10명밖에 안되고 나머지는 모두 무연고 단독 탈북이거나 어머니만 계신경우입니다. 이들은 밥을 먹어도 북한의 가족들이 생각나서, 따뜻한 방에서 이불을 덮으면서도 죄책감을 느낍니다. 가정의 날 부모님께 꽂아드릴 카네이션을 들고 가는 또래들만 봐도 마음이 아픈 학생들입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이 아이들은 울지도 않습니다. 한번 울게되면 무너져 버릴까봐 그런 것이죠. 그래서 분노가 폭발하면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폭발력이 상당해 교사라도 감당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여명학교의 교육을 통해 기도하며 웃고 또 우는 학생들로 변하고 안정감을 찾아가는 것이, 그 또래의 아이들의 정서와 분위기로 변화해 가는 것이 단기적인 교육 성과겠지요. 장기적으로는 남을 돕고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반 국민들에게 하고픈 말씀은?

 

북한이탈 청소년들은 남이 주지 않아도 받는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 또 간첩 사건 등 또 요즘처럼 북한과의 관계가 안 좋거나 전쟁운운할 때, 아이들은 자신들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위축되고 힘들어 합니다.

 

이럴 때 이 아이들을 향해 더 따뜻한 눈길과 격려를 주셨으면 해요.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라고. 그런 따뜻한 마음이 요즘 더욱 필요한 시기입니다. 아울러 조 교감은 어린 시절 그녀를 껴안아 주던 천상병 시인으로부터 받았던 따뜻한 기억을 얘기했다. 조명숙 교감의 따스한 마음의 근원은 바로 자신이 자란 상계동 달동네 어린 시절, 시인에게서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나누어 받은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탈북 청소년들을 진정으로 돕는 길은, 교육이라고 새삼 깨닫는다. 한편 바로 자기자신이 학생 시절 경험했던 일탈(逸脫)이, 오히려 좋은 선생님이 되기위한 조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봄바람처럼 머리를 스쳤다.

 


  1. 한국감성의 재즈가수 ‘나윤선’

    K-재즈, 유럽인들이 좋아해요! 에밀 졸라가 그랬던가? 파리의 위장胃腸이라고. 넓은 광장과 극장이 좌표를 찍고 있는 샤틀레. 1862년에 세워진 2,500석 규모의 이 프랑스 최대 오페라 극장은 파리 공연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선망의 장소다. 프랑스로 음악 유...
    Date2024.01.29 Views45
    Read More
  2. 나는 70세에 운동을 시작했다

      前 신호그룹 회장 이순국     노인 건강 전도사 ‘한국 시니어 근력 운동 실천 기구 이사장’, ‘서울 과학기술대학교 스포츠학과 명예학과장’. 그의 명함이다. 나이 들어서도 얼마든지 저항성 운동이 가능하고 고강도 저항성 운동을 쉬지 않고 하는 것이 건강...
    Date2023.08.08 Views111
    Read More
  3. ‘성공의 열쇠는 좋은 머리가 아니고 성실성입니다.’

      ‘성공의 열쇠는 좋은 머리가 아니고 성실성입니다'    前 산업자원부 장관 이희범     1964년. 중학교 3년 동안 한 번도 못 본 얼굴을 복도에서 만났다. 똘 똘하고 선해보였다. 본관 출입구 바로 옆 교무실 근처. 먼저 말을 걸 었다. 안동에서 왔다고 했다....
    Date2023.01.13 Views174
    Read More
  4. 혈기도를 아시나요

      혈기도를 아시나요 정택주鄭宅周 혈기도穴氣道 세계연맹 이사장 화제의 인물이다. 명함에 적힌 대로 혈기도穴氣道 세계연맹 이사장이라서? 세계연맹은 아직은 초기 단계일 뿐이다. 토종 운동 혈기도는 이제 막 유럽과 북미를 대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
    Date2022.08.21 Views634
    Read More
  5. 국민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

        국민교양만화 ‘먼나라 이웃나라’를 선농포럼에서도 소개할 수 있게되어 기쁩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한 여학생이 * 케네디 취임연설을 가르치던 선생님께 이렇게 반문했다. “그건 29대 대통령 하딩이 했던 말을 케네디가 다시 사용한 ...
    Date2022.01.22 Views163
    Read More
  6. 父女 교수의 장학금 쾌척 릴레이

    구재옥 교수(丘在玉,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명예교수)의 아버지 구인환 교수 따라하기   부녀 교수가 순차적으로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했 다. 구인환 교수(丘仁煥, 1929 ~2019)가 모교이자 23년간 교수로 재직했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Date2021.09.05 Views202
    Read More
  7. 내년 대선 이후 본업 ‘기생충 연구’로 돌아갑니다.

       내년 대선 이후 본업 ‘기생충 연구’로 돌아갑니다.     ‘사회과학에서는 객관성 objectivity은 존재하지 않는 불가능한 개념이다. 객관성이란 단지 상호 주관성 inter-subjectivity 의 작용일 뿐이다.’   사회과학자들의 결론이다. 사회과학 social science...
    Date2021.01.28 Views174
    Read More
  8. 우리동네 파바로티 고희전

      요리사로 변신한 성악가 고희전         코로나로 더없이 길게 느껴지던 장마에 문자 한통 이왔다.   “ 성악가 고희 전입니다. 6월부터 기존에 해왔던 연주회를 다시 진행하려고합니다. 아울러 우리동네 파바로티 이 룸카페에 스파게티와 화덕피자 메뉴를 ...
    Date2020.08.20 Views2332
    Read More
  9. 산이 그곳에 있어 산에 오른다 암벽사진작가 ‘강레아’

    산이 그곳에 있어 산에 오른다 암벽사진작가 ‘강레아’ 강레아 프로필 2000. 02 신구대학 사진과 졸업 2004~06 사람과산 객원기자 2007~10 월간 산 -‘빛으로 담아낸 Walls and climbers’ 연재 2011~14 월간 사람과 산 기자 2014~17 월...
    Date2020.02.05 Views549
    Read More
  10. 그룹홈 엄마로 변신한 가수 윤설희

    작은콘서트에서 노래하는 윤설희(오른쪽)자매   그룹홈 엄마로 변신한 가수 윤설희  넓고큰방도있지만 나는그룹홈이 더 좋아요!    앨범〈논두렁밭두렁〉  윤설희씨를소개하는방법은여러가지다.  첫째, 1980년대 부부 혼성 듀엣 〈논두령밭두령〉의 멤버요 작...
    Date2019.08.29 Views132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