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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변화의 중심에 서다

 

김행미

前 KB국민은행 본부장

 

 

1963년 7월 23일자 조선일보에는 이런 광고가 실렸다. ‘이러다가 백년뒤 인구 5억 된다.’ ‘한국 인구, 현재와 같이 계속 증가하면 100년 후엔 5억 명이 된다.’ 1963년 최초로 수입판매 된 독일산 먹는 피임약 ‘아나보라’의 첫 문장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인구 증가율 2.28%로 세계 5위 인구팽창국 이었다. 1964년 10월 중국의 원자탄 실험성공으로 핵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자 5개월 뒤 등장한 피임약광고는 ‘세계가 직면한 두 가지 난제는 인구폭발과 핵폭발’이라는 광고 카피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불과 60년 전의 일이다. 지금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낮은 인구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의 인구증가 현실을 보면서 누가 감히 미래를예측할 수 있는지 묻고 싶어진다.

 

올해도 어김없이 명예퇴직은 실시됐고 2~30년 넘게 회사를 다니던 직장인들은 해마다 정년퇴직의 대상이 돼 회사를 떠나야 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물론 명예퇴직 신청은 자의로 했다고 볼 수 있지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권고사직의 형태로 실시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타의에 의해서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때가 되면 생각이 많아지고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하는 다양한 질문들이 떠오른다. 당장 내일부터 회사를 안 나가면 그 순간부터 난 뭘 해야지 하는너무 많은 파문들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그동안 애써 모른 척 해왔던 퇴사에 대한 두려움들을 여지없이 소용돌이치게 만든다. 많은 사람들에게 퇴사란 마치 죽음을 얘기하는 것이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퇴사란 단어를 싫어하고 퇴사 후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2011년 12월, 나는 33년을 다녔던 회사를 퇴사했다. 그것도 타의에 의해서, 더 이상 위로 승진하지 않으면 당연히 퇴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퇴사를 막 하자마자는 나 혼자 먼 무인도에 뚝 떨어진 느낌이었다. 이제 앞으로 난 뭘 하면서 살지? 그제야 회사가 마치 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앞뒤 옆도 둘러보지 않고 마구 달려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이제 뭐 하시면서 지내실거에요?” 일을 그만두고 나서 가장 많이 받은질문이었다. 동시에 “이제 그만 쉬세요. 30년을 넘게 일했으면 됐지 뭘또 하시려고, 운동도 다니시고 여행도 하시면서 인생을 즐기세요!”라고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줬다. 글쎄… 그렇게 나머지 삶을 살아가면 되는 걸까? 퇴사 후 아무런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서있는 느낌이었다. 나 역시 현업에 있을 때는 여러 가지 이런 저런 이유로 ‘나중 일은 나중에 가서 생각하자. 지금 닥친 일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그때 일은 그때 가서 하면 되지. 먼 수가 생기겠지’ 라는 생각들로 퇴사 후의 일에 대해서는 막연히 방치했던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퇴사를 하고 나니 그동안 열심히 일한 대가로 여유롭게 운동하고 여행하면서 남은 인생을 그렇게 그렇게 지내기에는 나는 신체적으로 너무 젊고 건강했으며 내 안에서는 무슨 일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될 그 무언가가 계속해서 꿈틀거렸다. 그때 다행히도 주변의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공부를 권했다. 나는 적극적으로 그 권유와 제안들을 받아들였다. 현업에 있을 때 퇴사 후의 일에 대해 미루고 결정하지 않고 회피했던 나의 게으름에 대한 반성이었다. 따지지도 않고 묻지도 않았다. 지금이라도 열심히 하면 무슨 수가 생기겠지 하는 마음으로가능한 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혔다. 지금까지는 해야 할 일, 주어진 일들을 잘하기 위해 애쓰고 살아 왔다면 이제부터 스스로 변화의 중심에서려고 노력했다.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요즘도 주위의 많은 분들에게 공부를 권하면 이런 말들을 한다. ‘지금 이 나이에 그건 배워서 뭐하게?’ 뭘 할지는 배우고 난 다음에 두고 볼일이다. 나는 일단 배우고 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덕분에 다양한 기회가 왔고 올해 까지 퇴사한 이후 6년 째 일을 하고 있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널리 읽혀 왔지만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후에 다시 읽기 열풍이 분 ‘리처드 탈러’ 교수의 ‘넛지(nodge)’책에서 넛지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라는 말을 뜻한다고 한다.또 탈러 교수는 넛지란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설계의 기술, 선택을 이끄는 부드러운 힘’이라고 했다. 앞으로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 정신과 몸의 긴장을 유지하고 이를 위해 변화를 추구하고 변화를 이끄는 공부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하면서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 ‘넛지’를 잘 해줄 수 있는, 어른의 의무를 다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래서 어른으로서 품위 있는 자세로 잘 나이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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